김도현은 스물다섯 살이었다.
회사에 입사한 첫날, 선배들은 점심시간마다 주식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급등주 탔다가 30% 먹었어."
"나는 코인으로 한 달 만에 월급 벌었다."
도현도 솔깃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따라 해봤다.
오르는 종목을 사면 떨어지고, 떨어진 종목을 사면 더 떨어졌다.
몇 년 동안 수익과 손실을 반복한 끝에 통장에 남은 돈은 거의 없었다.
어느 날 그는 깨달았다.
"나는 시장을 맞출 능력이 없다."
그날 이후 그는 방식을 바꿨다.
급등주도 안 하고, 테마주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시세창도 보지 않았다.
대신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주 한 종목을 정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나는 60대가 될 때까지 이 회사의 주주가 된다."
30대가 되었다.
월급은 많지 않았다.
술자리 한 번 줄이고,
외식 한 번 줄이고,
옷을 덜 사면서 남은 돈을 모았다.
그리고 매달 같은 종목을 샀다.
주가가 오르면 샀다.
주가가 내리면 더 샀다.
사람들은 비웃었다.
"야, 그렇게 해서 언제 부자 되냐?"
도현은 웃었다.
"모른다. 다만 계속 산다."
세월은 흘렀다.
나라에는 위기가 여러 번 왔다.
금융위기.
전염병.
전쟁 공포.
환율 급등.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뉴스에서는 매일 폭락을 외쳤다.
그러나 도현은 월급날마다 매수했다.
주가가 반 토막이 나도 샀다.
3분의 1이 되어도 샀다.
오히려 수량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했다.
"가격보다 수량이 중요하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40대.
직급이 올라갔다.
연봉도 늘었다.
성과급도 받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외제차를 샀다.
고급 아파트를 샀다.
도현은 오래된 차를 계속 탔다.
대신 주식을 샀다.
성과급 전부를 주식으로 바꾸었다.
그의 계좌에는 어느새 수만 주가 쌓였다.
배당금도 늘어났다.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샀다.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50대.
사람들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비웃던 사람들이 물었다.
"도현 씨, 주식 얼마나 모았어요?"
도현은 웃기만 했다.
그는 금액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시간이 만든 결과입니다."
60세.
퇴직하는 날.
그는 처음으로 계좌를 열어보았다.
젊은 시절부터 35년 동안 모은 주식.
수많은 위기와 폭락을 견디며 모은 주식.
평범한 월급으로 산 주식.
배당금으로 다시 산 주식.
그 계좌는 수십억 원이 되어 있었다.
회사 후배들은 놀랐다.
"비결이 뭡니까?"
도현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특별한 비결은 없네."
"좋은 회사를 고르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계속 모았을 뿐이야."
그날 집으로 돌아온 도현은 조용히 차를 마셨다.
젊은 시절의 자신이 떠올랐다.
매일 시세를 보며 조급해하던 청년.
급등주를 쫓아다니던 청년.
그 청년이 결국 배운 것은 하나였다.
큰돈은 빠르게 벌려는 사람보다,
오랫동안 좋은 자산을 모은 사람에게 찾아온다.
도현은 미소를 지었다.
계좌 속 숫자보다 더 소중한 것은 수십 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던 인내심이었다.
그리고 그 인내심이, 평범한 직장인을 억대가 아니라 수십억 자산가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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