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1장. 신입사원 강준
강준은 중견기업 생산관리팀에 입사했다.
그는 특별히 뛰어난 천재도 아니었고 화려한 학벌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었다.
출근 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했고, 퇴근 전에는 반드시 업무 내용을 정리했다.
실수가 있으면 원인을 기록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방법을 찾았다.
입사 첫해.
상사는 그를 보며 말했다.
"준 씨,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아직 멀었어."
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배우겠습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장. 끝없는 비교
2년이 지나자 강준은 업무에 익숙해졌다.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고, 거래처와의 소통도 능숙해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무슨 일을 해도 주변에서는 같은 말을 했다.
"아직 멀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래도 아직 멀었어."
거래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 정도는 누구나 해."
야근 없이 업무를 끝냈다.
"진짜 실력자는 더 많이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부족한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 말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무엇이 부족한지 설명도 없었다.
그저 막연한 평가뿐이었다.
3장. 흔들리지 않는 사람
어느 날 선배 한 명이 말했다.
"준아, 넌 왜 그런 말 들으면 기분 안 나쁘냐?"
강준은 웃었다.
"기분은 나쁘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기준이 없더라고요."
"무슨 뜻인데?"
"제가 어제보다 나아졌는지가 중요하지 남과 비교하는 건 끝이 없잖아요."
선배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강준은 남들의 평가보다 자신의 기록을 믿었다.
오늘 처리한 업무량.
오류 발생 건수.
거래처 만족도.
프로젝트 결과.
모든 것을 기록했다.
그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4장. 첫 승진
입사 5년 차.
인사 발표가 있었다.
강준은 대리로 승진했다.
동기들보다 조금 빠른 승진이었다.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는 말했다.
"대리 됐다고 끝난 거 아니야."
"아직 멀었어."
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강준은 웃으며 말했다.
"네. 아직 배울 게 많습니다."
그 말은 상대를 위한 대답이 아니었다.
자신을 위한 다짐이었다.
5장. 위기의 프로젝트
회사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백억 원 규모의 사업이었다.
문제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것이었다.
많은 직원들이 무리한 야근을 시작했다.
그러나 강준은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순위를 정리했다.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했다.
반복 작업을 자동화했다.
회의 시간을 줄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다른 팀이 밤늦게까지 일할 때 강준의 팀은 정시에 퇴근하면서도 목표를 달성했다.
프로젝트 종료 후 임원 회의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6장. 과장 강준
몇 년 후.
강준은 과장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다.
누군가는 경쟁에 지쳤고,
누군가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강준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말했다.
"남이 하는 말보다 결과를 기록하세요."
"기록은 감정보다 정확합니다."
후배들은 그의 말을 따르기 시작했다.
팀의 성과는 점점 좋아졌다.
7장. 진짜 평가
어느 날 회사 대표가 강준을 불렀다.
대표는 그의 자료를 보여 주었다.
10년 동안의 성과 기록이었다.
실적.
프로젝트 성공률.
팀원 이직률.
고객 만족도.
모든 수치가 우수했다.
대표는 말했다.
"강 과장."
"사람들이 당신을 과소평가한 적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강준은 웃었다.
"그럴 수도 있죠."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8장. 부장으로 가는 길
강준은 차장이 되었고, 이후 부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도 비슷한 말을 듣곤 했다.
"아직 멀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그 말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뜻.
계속 배워야 한다는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누군가 자신을 깎아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라면 흘려보냈고,
진심 어린 조언이라면 귀 기울였다.
마지막 장. 시간이 증명한 것
입사 후 20년.
강준은 회사의 핵심 임원이 되었다.
신입사원 시절 자신에게 늘 "아직 멀었다"고 말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미 회사를 떠났거나 은퇴했다.
어느 날 신입사원이 물었다.
"부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오래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나요?"
강준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의 말은 매일 바뀐다."
"어떤 날은 잘한다고 하고, 어떤 날은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목표와 속도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신입사원이 다시 물었다.
"그럼 남의 평가는 무시해야 하나요?"
강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좋은 조언은 받아들이고, 근거 없는 평가에는 끌려다니지 않는 거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들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지나갔지만,
꾸준히 쌓인 노력은 결국 그의 경력과 성과가 되어 남았다.
그리고 그것이 강준을 한 걸음씩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