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점을 묻는 직원
한성테크 개발팀의 팀장 오상민은 부하 직원을 엄하게 다루는 것으로 유명했다.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상 위에 던졌고,
발표 자료가 부족하면 회의실에서 크게 질타했다.
직원들은 상민이 부르는 것만으로도 긴장했다.
어느 날 신입 직원 정우진이 입사했다.
우진은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이었다.
상민은 평소처럼 첫 보고서를 검토했다.
몇 장 넘겨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이게 보고서야?"
"죄송합니다."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작성한 거야?"
직원들은 긴장했다.
하지만 우진은 차분했다.
그리고 말했다.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시면 수정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상민은 잠시 멈췄다.
보통 직원들은 변명하거나 고개만 숙였다.
그런데 우진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물었다.
"전체적으로 부족해."
상민이 말했다.
"어떤 부분인지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음..."
상민은 잠시 생각했다.
"데이터가 부족해."
"알겠습니다. 어떤 데이터가 추가되면 좋을까요?"
상민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평소 같으면 "다시 해와" 한마디면 끝났을 일이었다.
며칠 후.
우진은 수정본을 제출했다.
상민은 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또 뭐야?"
우진은 바로 말했다.
"어떤 부분을 수정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전체적인 흐름이 이상해."
"몇 페이지 부분이 특히 그런가요?"
"3페이지부터."
"알겠습니다. 그 부분을 중심으로 다시 수정하겠습니다."
우진은 늘 같은 말을 했다.
"수정할 부분을 알려주세요."
"개선 방향을 알려주세요."
"반영해서 다시 제출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상민이 우진을 혼내려고 하면 스스로 준비를 해야 했다.
왜 부족한지.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설명할 근거가 필요했다.
반면 다른 직원들은 여전히 긴장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우진은 달랐다.
혼나는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어떤 점을 수정할까요?"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어느 날.
팀 회의에서 상민은 우진의 자료를 보며 말했다.
"뭔가 아쉬운데."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우진이 물었다.
"어떤 부분이 아쉬운가요?"
상민은 답하지 못했다.
"그냥 느낌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회의실은 더 조용해졌다.
다른 직원들도 상민을 바라보았다.
상민은 처음으로 자신이 막연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
상민은 우진을 어려워하기 시작했다.
우진이 무례해서가 아니었다.
반항해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협조적이었다.
"수정하겠습니다."
"보완하겠습니다."
"알려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그 말이 나올 때마다 상민은 생각해야 했다.
'무엇을 수정해야 하지?'
'왜 부족하다고 생각했지?'
'어떤 근거가 있지?'
1년 후.
상민의 팀은 많이 변했다.
이전에는 질타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피드백이 많아졌다.
"여기 숫자 근거를 추가해 주세요."
"이 문장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시장 분석 부분을 보강하면 좋겠습니다."
직원들도 성장했다.
무조건 혼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후배 직원이 우진에게 물었다.
"선배님은 팀장님한테 혼나도 안 무섭나요?"
우진은 웃었다.
"무섭지 않은 건 아니야."
"그런데 왜 항상 침착하세요?"
우진은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혼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배우는 거니까."
"배우는 거요?"
"응."
우진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군가 내 일을 비판하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먼저 물어봐."
"그러면요?"
"진짜 도움이 되는 조언은 남고, 막연한 비난은 사라지거든."
그 말을 들은 후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날 이후 팀에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았다.
혼나더라도 묻는다.
"어떤 부분을 수정할까요?"
"어떻게 개선하면 될까요?"
"다시 제출하겠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
막연한 질책은 줄어들고 구체적인 피드백은 늘어났다.
그리고 팀은 예전보다 훨씬 강한 조직으로 성장해 갔다.